구름이 한낮의 태양을 가리고 바람이 불기 시작하더니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럴 날엔 음악이 흐르는 찻집에서 향이 좋은 아메리카노 한 잔이 그립건만 모처럼의 자유 시간을 그냥저냥 보내기 아쉬워 갤러리를 찾아가 봅니다. 오늘 만나볼 전시는 부산의 감천마을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담은 우리 지역 권은경 사진작가의 개인전입니다.
전주시 완산구 공북1길, 지난해 4월에 개관한 전주 에프갤러리. 전주 에프갤러리(권은경, 곽풍영 공동대표)는 사진뿐만 아니라 예술 관련 모든 전시를 선보이는 공간인데요. 개관 이후 꾸준한 전시 활동으로 전주에서는 이제 제법 전시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굳이 그들의 공통분모를 찾자면 '예술인들의 국내 성장은 물론 국제적인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장을 만들고 싶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작가 단독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해외 활동을 공식적인 갤러리 바로 전주 에프갤러리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요. 이렇게 시작한 전주 에프갤러리는 지난해 세계 10개국이 참여하는 2018 피렌체국제사진제를 성공리에 마치고 올해도 연말 즈음 2019 국제사진제를 계획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주로 이사를 와 정착하게 되면서 사진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는 권은경 작가. 그녀에게 사진은 개인적으로 많은 고뇌의 시간을 갖게 하였는데요. 취미로 사진을 하다가 하면 할수록 난해해지고 깊어지는 사진 생각에 남몰래 눈물을 흘린 적도 많았다고 합니다.
"아마 그때부터 단순한 사진의 개념이 아니라 예술로서의 사진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그 결과 전 원형탈모와 흰머리를 덤으로 얻게 되었어요!"라며 소탈한 미소를 짓는 권은경 작가입니다.
헉! 생각을 얼마나 골똘히 하였으면 원형탈모에 흰머리가?! 곁에서 보기엔 그저 쉽게 얻은 듯싶지만 정작 본인에겐 얼마나 오랜 고민과 갈등의 연속이었을까요. 그러다 곽풍영 작가와의 만남은 그녀에게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해 준 것인데요. 어쩌면 그녀는 스스로 작가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을 때 정신은 이미 작가의 반열에 들어서 있었나 봅니다.
권은경 개인전, 감천-the sweet village 이달 18일까지
2017년 초, 그녀는 호반촌의 갤러리 사진공간 눈의 기획전 ‘나는 작가다-그리고 사진을 보다’를 통해 이름을 알리게 되었는데요. 당시 다양한 풍경과 흔한 패턴들을 여러 장 겹쳐 작업한 작품들로 유럽의 오래된 건물들과 벽을 담아 전시를 했었지요.
지난해 두 번째 전시 때 부산 감천마을과 인연을 맺게 되면서 점차 사라져가는 우리 주변의 흔한 모습들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사진으로 기록하게 된 것인데요. 6.25 전쟁 후 피난민 마을로 탄생하여 삶의 한이 서린 감천마을의 벽과 벽을 통해 이웃 간의 소통과 단절을 다양한 칼라와 절제된 단순함을 통해 드러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지배해 왔던 그 무엇이 벽으로 하여금 그녀를 자꾸 들추어내게 하는데요. 어쩌면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사진으로 담아 설명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이 그녀만의 작업 방식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전시를 위한 그녀의 1년여의 작업 시간은 그녀를 더욱더 성숙하게 만들었다는데요. 권은경 개인전 감천-the seet village는 6월 18일까지 전주 에프갤러리에서 이어집니다.
[출처] 같은 곳 다른 시선, 감천-the sweet village 전주 에프갤러리 권은경 개인전|작성자 한바탕 전주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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