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부대행사 ]
- 오프닝 : 2019.08.09.(금) 오후 4시
- 뮤지엄 나잇 : 2019.08.20.(화) 오후 7시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는 올해 프로젝트 레지던시를 신설했다. 거주함이 그 주제인 정기 입주와 달리, 프로젝트 입주는 자유로이 제안한 주제를 5개월 동안 실험함을 목적에 뒀다. 동시대의 단면들을 모색하여 예술의 제 실천을 시도하는 것으로 입주 신청은 이뤄졌다. 다양한 제안이 논의됐다. 이다희 작가의 프로젝트가 최종 선정되었고 제의와 응답, 유보와 결정, 직진과 우회의 진동이 지난 3월부터 5개월 동안 운동했다.
팔복예술공장 2019년 기획입주작가 이다희
교통하는 감각들, 혹은 다성악의 정신
이다희는 감각들의 상호 번안가능성을 논리적 대응으로 구축할 것을 제안한다. 청각적인 것과 시각적인 것의 상호 교차 가능성과, 이 가능성이 품는 감각의 열린 지평을 그녀는 의도한다. 오선지로 연상되는 서양 악보법을 컬러 그래픽으로 바꾸어 악보화 하는 것, 음의 문자화를 음의 시각화로 번역하는 것, (그 누구라도) 화음과 리듬에 시각적 환영을 덧댈 수 있는 자동화를 그녀는 추구했다. 나아가 그 활용 가능성에 그녀는 주목한다. 가령, 예술 교육법을 상정할 수 있다. 그녀는 감각 데이터의 흐름과 교환을 유도하고 있다.
전시는 크게 다섯 영역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부분은, 이번 프로젝트의 주요 성과인 화음을 분석하여 미분한 평면 그림이 음악의 ‘피하구조’를 분석한다. 거의 25미터에 걸쳐 색채의 배열로 화음을 담은 ‘수채화’ 연작은 음악과 회화의 재현적인 스타일을 제거한 채 음악적 요소 그 자체에만 귀속되는 ‘공간’을 암시한다. 두 번째 영역에서는 프렐류드를 담은 아코디언북 형태의 악보를 재구성하고 있는데, 앞에 놓인 건반을 치면서(play) 말 그대로, ‘음-색’(色) 놀이에 참여하도록 한다. 이다희 작가가 지난 10여 년간 수행해왔던 연구는 세 번째 영역에 이르러 배치, 구성된다. 바흐나 모차르트, 베토벤의 음악이 여기에 입체적으로 번안되어 있다.
전시는 크게 두 가지를 번안(adaptation)한다.
첫 번째는 음의 논리학에서 음의 물리학으로 변환이다. 그녀는 음표를 컬러 그래픽 바로 배열하거나 또는 스퀘어로 중첩시켜 표기한다. 여기에서 음색은 파장 또는 주파수의 형태로(를) 시각화되어 기록 매체에 재생 매체의 기능을 더한다. 악보는 당연히 작품이 아니다. 사실, 모든 악보는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소음 앞에서 실패한다. 그녀가 특정 음과 대응하는 특정 색의 퍼짐과 중첩으로 의도하는 것은 그 소음의 재생 가능성이다. 명시적 가능성을 잠재의 지평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그녀가 바흐를, 특히 글렌 굴드가 연주하는 바흐에 흥미를 갖는 것은 가령,이 연주자 고유의 스타일이라 부를 수 있는, 누군가는 소음이라 칭했던, 연주 중에 흥얼거렸던 허밍일 것이다. 이다희는 재생 불가능한 악보법의 실패에서 다시 시작한다. 다성-악(poly-phony)의 정신이라 부를 수 있는 기술(art)이 여기에서 암시된다.
두 번째는 네 번째 영역에 제시된 그녀의 매체이다. 전통음악의 완성자이자 새로운 음악의 개척자인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 바흐의 곡이 그녀의 중심 주제이다. 그 같은 전통과 현대의 균형은 이를 번안하기 위한 매체 제안에서 강조된다. 전주 한지와 조선후기 전주의 출판 형식인 완판본을 그녀는 언급했다. 음색을 시각적으로 번안하기 위해 시도했던 재료(base) 실험과, 악보라는 문자적 저장 매체를 시각적으로 엮고 묶어 재생 매체로 계승하기 위한 실험을 위해, 그녀는 연구를 수행하는 장소와 환경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이 과정에서 보다 의미 있는 것은 서구 그림자의 제거라기보다는 전통의 현대화이다. “전통의 과즙에서 자양분을 얻는 것만이 전통에 진정으로 대립할 수 있다.” 그래서 이다희 작가가 여기 프로젝트 보고전에서 선보이는 것은, 충실한 전통과 현대의 번안 가능성이자 시간성의 확장이기도 하다.
이번 보고전은, 이런 표현이 아직 허락된다면, 규방 예술이라 표현할 수 있는 시대의 경향 또한 담고 있다. 자수 같은 패브릭 공예, 섬세한 테크닉, 학자적 분석과 미적 실천의 화해. 전시장 도입부를 구성하고 있는 다섯 번째 부분인 도큐멘트 랩은 계측과 상상력을 동원하여 음악을 구축하는 그녀 고유의 메커니즘의 풍경인데, 이 방에 이르러 (작곡가의) 생산과 (이다희의) 재생산의 차이는 무의미해지고 있다.
출처 - [전시]팔복예술공장 2019 프로젝트 입주보고전시 The Art of Polyphony 음악을 번안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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